멸종위기종인 저어새와 성산포의 가치

깃대종이자 멸종위기종인 저어새의 모습 © Nial Moores


가락지를 단 저어새 - 고 김수일 박사남께 사용 허락을 받았던 이미지입니다.

전 세계적 멸종위기종인 저어새 (Black-faced Spoonbill Platelea minor)는 2005년 1월 집계로 1,475개체 수로, 한반도에는 여름에 날아들며 일본 최남단, 타이완, 중국 남부 (홍콩 포함)와 베트남에서 겨울을 난다. 동 아시아의 하구역과 갯벌에 제한되어 서식하는 아름답고 귀한 종이므로 보호가 필요한 깃대종- 1993년 국제연합환경계획(UNEP)이 발표한 '생물다양성 국가연구에 관한 가이드‘에서 생물다양성을 지키는 방안으로 제시된 개념으로, 각 지역의 생태적, 지리적, 문화적 특성을 반영하는 '상징 동·식물'로서 이 종(種)을보전(복원)함으로써 다른 생물의 서식지도 함께 보전(회복)이 가능한 종을 일컫는다-이며 타이완의 경우종의 보전을 위해 대규모의 산업 개발을 취소한 바 있고, 특수공원 등의 조성 (일본에서)으로 또는 람사 지역 등을 지정(홍콩의 마이포 와 베트남의 델타강의 경우)하여 저어새 서식지를 보호하고 있다.

대한민국에서는 저어새의 조사가 잘 이루어졌고 잘 알려져 있는 종이기도 한다. TV 다큐멘터리에서 다루기도 하며, 작고하신 유명 조류학자, 김 수일 박사께서는 서식지 부근의 어린 새에 밴딩 작업을 하시며 이동 경로와 서식지의 재생에 필수적인 자료 연구에 애쓰셨고; 제주와 타 지역의 탐조가들은 개체 수를 파악하며 연구 해 왔다; 또한 이 우신 교수님을 비롯한 조류학자들은 한국에서의 유일한 저어새 주 월동 지역인 성산포의 생태를 조사하여 책자로 발행한 적도 있다. (Choi and Lee, 2004).

제주도에는 아주 제한적인 갯벌과 기수 습지를 지니고 있으며 저어새는 제주 남동 끝의 이 두 연안 습지-하도리 양어장과 성산포 습지- 에 한정되어 서식한다. 이들은 점차적으로 보다 넓은 성산포 에 의존하기는 듯 하나 이 두 곳을 오가며 몇 년간 이 두 곳에서 정기적으로 관찰, 집계되었으며 1995/1996년에는 15마리, 2000 이후는 매 겨울 20~29 마리의 저어새가 발견되었다 : 이는 멸종위기종인 저어새의 전 세계 개체 수의 1%가 넘는 수이다(Yu, 2005). 한국의 성산포는 저어새가 겨울을 나는 아시아권 중, 북쪽 지역 중에서 유일하게 일정하게 월동하는 곳이기도 하다. 타이완이나 홍콩 등과 마찬가지로 저어새는 전 세계 탐조자들의 흥미를 끄는 대상이며, 지역 경제 발전은 물론 제주를 찾는 관광객에게 건전한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다. 새와 생명의 터는 이 사안에 대하여 지역 전문가들과의 상호 연락에 솔선하고 있으며, 뛰어나게 아름답고도 세계적으로 주요한 제주의 자연과 함께 저어새를 보전할 방법과 동시에 지역 경제를 강화할 최선의 조언으로 제주의 정책 결정자들과 보호주의자들에게 도움을 제공하고자 하며 이에 관한 조언과 지지를 반기는 바이다.

서문 참고자료

  • Choi C-Y & Lee, W-S. (2004). Accurate Measurements and Comparisons of the Wintering Behaviors of Black-faced Spoonbills (Platelea minor): A First Step of Developing Conservational Efforts for Endangered Migratory Birds. In Proceedings of the 2004 International Symposium on Migratory Birds, Gunsan, Korea . pp 203-210.
  • Yu, Y.T. (2005) The International Black-faced Spoonbill Census: 21-23 January 2005. The Hong Kong Birdwatching Society. Hong Kong.

성산포 개발 계획에 대한 제주도청의 보도 자료를 보시려면
http://www.birdskorea.or.kr/Habitats/Other/Jeju/BK-HA-Jeju-2006-08-01.shtml

새와 생명의 터 공개 의견서 제주도 성산포 해양 관광
단지 개발 계획 관련자들 께,

2006년 8월 20일

본 단체는 제주도 내 성산포의 저어새 도래지가 해양 관광 단지로 개발된다는 소식을 알게 되었습니다. 개인의 경험과 단체에서 수집한 성산포 지역에 대한 지식으로 미루어볼 때, 성산포 습지 지역에 대한 대규모 개발계획은 그 지역의 생태계는 물론 그 생태계에 의존해서 살고 있는 저어새 (Platelea minor)에게 중대한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새와 생명의 터 (2006년 8월 현재 한국 내 회원 250명과 30여 개국으로부터의 국제 회원 400명의 네트워크를 갖춘, 대한민국과 황해생태권역의 조류와 서식지 보호에 전념하는 보호단체)는 담당자님들을 비롯한 제주도민들께 이 문제에 대한 저희 단체의 견해와 대안적인 개발 방법을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이번에 개발하기로 발표된 지역인 통밭알 호수와 인근 모래 해변, 그리고 화산암 해안 지대 등은 제주도와 한국에서 매우 큰 자연적 가치를 가지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곳은 한국 내에서 저어새가 월동하는 유일한 지역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여기서 오히려 더 중요한 사실은, 그 지역이 한국 내에서뿐만이 아니라 국제적인 관점에서도 중요한 습지라는 점입니다. 습지보호에 대한 국제협약인 람사협약에 따르면, 전 세계 조류의 개체수 중에서 1%이상의 개체가 서식하는 지역은 국제적으로 중요한 습지지역이며, 따라서 보호되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저어새의 전세계 개체수가 약 1500여 마리이며, 성산포 지역에 정기적으로 월동하는 저어새의 수가 약 20여 마리이므로 1%를 넘게 되는 것입니다. 또한 이 곳은 화산지대에 있으면서도 갯벌이 있고, 해안 석호가 있어 매우 독특한 형태의 습지이기 때문에 그 자체로도 국제적으로 중요한 습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성산포 습지 지역이 국제적으로 중요하기에, 이를 관리하고 이용하는 것도 람사협약의 가이드라인을 충분히 지켜서 이루어져야 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특히, 한국이 람사협약당사국총회를 2008년에 개최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이 그러합니다. 대만과 홍콩 등의 사례를 보건대, 우리는 성산포지역이 생태관광과 환경교육 장소로서 매우 유용하게 이용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만일 성산포지역이 생태관광과 환경교육 장소로 개발된다면 청정 제주, 국제자유도시의 이미지와도 훨씬 더 잘 어울릴 것 같습니다. 그 습지지역을 자동차 등으로부터 더 철저히 차단해서 보호하고, 철새탐조를 위한 위장 오두막을 짓고, 생태관찰을 위한 작은 탐방로를 마련하며, 제주 동부 지역의 특성을 살린 생태학습관을 짓는다면 많은 관광객과 학생들이 이용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렇게 성산포 지역을 생태관광과 환경교육 장소로 이용한다면 그 지역의 고유한 가치를 유지할 수 있음은 물론 관광수입과 고용창출에 기여할 수 있습니다. 특히 관광객이 드문 겨울철에 오히려 많은 사람들을 불러들인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한 제주도가 지속가능개발의 선두주자임을 세계에 알릴 수 있을 것입니다.

여기서 저는 철새 탐조를 주로 하는 생태관광이 선진국에서 매우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산업으로서 많은 수입을 창출하고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습니다. (주석1) 또한 성산포 지역은 그러한 철새관광에 매우 적합한 지역이며, 현재까지 한국에는 그런 지속가능한 형태의 철새 탐조관광이 거의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새와 생명의 터는 제주 특별 자치도를 돕고자 하는 마음에서, 성산포 통밭알 지역의 개발 계획 과정에서 다음과 같은 사항들이 충분히 검토되었는지 질문하고자 합니다.

  1. 저어새가 그 지역을 어떻게 이용하는지에 대한 자료가 마련되었나요? 개발 계획 담당자들이 이런 자료를 참조하고 충분히 이해하였나요?

  2. 그 지역의 저어새를 연구한 조류학자들에게 자문을 구했나요? 서울대학교의 이우신 교수님이 그런 연구에 참여했습니다.

  3. 환경부는 람사협약의 한국 담당자이며, 멸종위기종인 저어새를 보호할 책임이 있습니다. 통밭알 개발 계획시 환경부의 의견을 구했나요?

  4. 해양수산부에서 일하는 생태학자와 공무원들의 자문을 구했나요? 공유수면의 매립과 관련해서 혹시 이번 개발사업이 공유수면매립법의 적용을 받지는 않나요?

  5. 저어새 월동지인 통밭알 지역이 위기에 처했다는 사실이 국제적인 저어새 네트웤이나 Birdlife International 등 국제단체에 알려졌나요? 그들에게 이 개발계획에 대한 의견을 달라고 부탁했나요?

  6. 독립되고 능력 있는 생태학자들이 이번 계획을 평가하고 있나요? 예를 들면 Wetland International , 국제자연보호연맹, 람사협약사무국이 함께 만든 “황새와 저어새 실무그룹”에 속한 전문가들이 성산포 개발계획을 알고 있나요? 이들에게 이 개발계획에 대한 의견을 달라고 요청했나요?

  7. 성산포와 하도리 지역에 대한 환경경제학적 평가 자료가 마련되었나요? 그런 자료가 있다면 누구라도 얻기 쉽게 공개되었나요? 지난 8월 1일 제주도가 발표한 형태의 개발이 관광객이나 지역주민들이 가장 선호하는 형태의 개발이라는 분명한 증거가 있나요?

  8. 대안적인 형태의 계획, 좀더 환경친화적인 형태의 개발계획이 마련되고 검토되었나요?이런 환경친화적인 형태의 개발계획이 마련된다면 지역주민과 의사결정 참여자들이 보존으로 인한 이익을 좀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여러 단체의 회원들과 함께 성산포 개발계획을 널리 공유함으로써 제주도 성산포 지역의 주민들을 최대한 돕고자 합니다. 이런 점에서 성산포 개발계획과 관련하여 제주도 이외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우리와 같은 단체가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알고 싶습니다. 만일 그런 방법이 있다면, 현재 제주특별자치도 내에서 이런 협력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분은 누구인가요? 성산포 지역이 제주도에서도 중요한 지역이지만, 동시에 이곳은 한국에서도, 그리고 전 세계적인 관점에서도 중요한 지역입니다. 그러므로 우리 모두는 그 지역을 보호하고 현명하게 이용해야 할 책임을 가지고 있습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새와 생명의 터 대표 닐 무어스 드림
(Nial Moores, Director of Birds Korea)
www.birdskorea.or.kr

주 석 (1) 철새 탐조는 연간 250억 달러의 수입과 6만명의 고용을 창출하고 있는 급성장세의 산업이다. (뉴욕타임즈 2001년 2월 4일자 전면 보도) 뉴욕타임즈의 보도에 따르면 철새 탐조는 자원을 소모함이 없이 이용하는 산업이며, 야생의 자연에 의존하며, 생물종다양성을 보호하면 할수록 성장하는 산업이다.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여러 나라에서 조류 및 여러 야생동식물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급속히 증가해왔다. 철새탐조 및 이와 유사한 활동들은 이 지역에서 가장 중요한 레져산업으로 발달하게 될 것이다. (Birdlife International 대표 마이크 란드 박사)


성산포에서의 외국인 탐조 관광

제주도 성산포 통밭알 개발 계획 관련자들께 보내는 새와 생명의 터 공개 의견서의
국문 번역을 도와 주신 제주의 장 용창 님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