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송도의 마지막 구조신호


논설: 새와 생명의 터, 사진과 글: 팀 에들스턴님, 2003년 12월

논설:

2003년 2월, ‘새와 생명의 터’는 국제적으로 중요한 갯벌인 송도의 갯벌훼손을 경고하는 글을 발표한 바 있다.

도로 건설과 공사 위험에 처한 도심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지역은 세계적인 위기를 맞은 물떼새들의 집결지로서 (새만금, 남양, 아산, 낙동 하구, 우포늪과 함께) 람사르 협약과 생물다양성협약에 따라 보호되어야 한다. 적호갈매기(2002년2월 143개체); 검은머리 갈매기(2001년.12월 643개체); 기타 물새류의 겨울철 최고치에 달하는 기록이 있었고, 특이하게도 몇 종에게는 번식지이자 세계적으로 소중한 월동지이며, 여름과 겨울철에 정기적으로 지구상 멸종위기종인 노랑부리백로의 주목할만한 군집이 나타났다. 밝혀진 지구상 개체수의1.5%에 불과하지만 최소한 34 개체의 노랑부리백로가 2003년 9월 이곳에서 섭식 중인 것이 기록되었다.

그러나, 국가와 지방 자치단체의 국제사업 컨소시엄에 의해 전 지역(잔존 갯벌 및 이미 대형 주차장, 주택용지로 방치된 곳)의 변경될 계획이며 일간지 코리아헤럴드 보도에 의하면-시카고를 모델로 하는 수변도시로 -미국 부동산 개발 회사인 게일사 (Florham Park, New Jersey)의 설계와 지도에 따라; Kohn Pedersen Fox Associates연합체인 뉴욕 건축회사 Gene Kohn의 건축 자문으로 한국 POSCO 건설과 손잡고 공사를 진행할 것이라 한다.
코리아헤럴드의 보도에 따르면, 그 목표는 연안 1천4백 에이커 (200억 달러에 상당하는 용지 변경 비용)를 매립하는 수변도시 “뉴 송도”의 건설이다. 대략 3만5천 평방피트의 주택단지, 5천만 평방피트의 사무 시설, 1천만 평방피트의 소매상권 지역과 회의장, 4천 평방피트의 호텔숙박시설, 2천만 평방피트의 주차용지, 11에이커의 공공교육시설, 병원, 골프장, 65에이커의 중앙공원 및 추가적으로 210에이커는 공지로 둘 것이라 한다. 미래의 이 거대 신도시는 인천 국제공항까지 6 마일의 인천대교(영국의 한 엔지니어링과 공동 건설)와 연결되며 갯벌 전역을 가로지른다–이 갯벌은 현재까지도 다른 이동 조류군 중 특히 주목해야 할 붉은어깨도요와 저어새의 보호받지 못하는 국제적인 주요 군집지이다. 막대한 환경적 손실과 달러 소비로 추진하는 이 초대형 매립사업은 세계적 경제강국에 합당하는 환경영향평가의 장점을 외면한 채 완수될 것이다.

차량과 공사의 포효 속에서 상대적으로 적막한 갯벌이 친환경, 생물다양성, 그리고 그 두 사안 보존을 위한 국제협약 준수의무라는 잣대로 볼 때 그 미래는 어림없어 보인다.

정기적으로 조류 소식을 업데이트해주시는 ‘새와 생명의 터’ 웹사이트의 단골 회원이신 팀 에들스턴님은 2002년 3월 한국에 오셨으며, 송도갯벌 훼손에 대한 그의 분노와 슬픔을 적었다.


인천 송도의 마지막 구조신호



“하구역…담수와 기수의 흐름을 교란시키는 삭막한 제방은 현재도 공사 중이다. 끊임없는 공사와 교란요인에도 불구하고 찾아드는 적호갈매기와 검은머리갈매기의 휴식지이며, 가을철 물새류의 중요한 이동 경로인데…”

소중한 하구 생태계의 무자비한 훼손: 이것은 바로 인천의 외곽, 과거 광활한 갯벌이었던 송도의 슬픈 현실이다.

2달 정도 지나서 나는 이곳과 친해졌으나, 끔찍한 상황은 점점 강도를 더해가고 병적인 양상으로 변했다. 여기 저기 산재된 모래, 바위, 파이프 파편들: 갯벌을 에워싸는 방조제 공사는 거의 막바지에 이르렀다. 어부들과 어패류 채집업자들에게는 해변공원 가장자리의 지극히 적은 지역으로 작업이 제한되었고 귀한 갈매기들을 볼 수 있었던 최고 전망지로는 더 이상 진입할 수 없었다. 개발업자들에게 ‘약속의 땅’이라고도 알려진 ‘송도 인피아’는 동북 아시아의 새로운 경제핵심지가 될 진원지가 되고 있다고 말한다. 여전히 경이로운 조류 다양성을 갖춘 이 지역이 이제는 신기술 자유상업지구로 지정되었으며 인천항과 더불어 외국 투자자들에게 새로운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갯벌에 인접한 이 얕은 습지는 밀물 때에 새들이 쉴 수 있는 얼마 남지 않은 공간 중의 한 곳이다. 수 천 마리의 물새 및 가을철 이동 조류(그 곳에서 내가 보았던 큰꺅도요와 흰눈썹붉은배지빠귀 등)에게 매우 유익한 장소이다. 지금은 불행하게도 업자들을 위한 다용도 개발지역 중 한 곳에 불과하다…”

이 풍부한 진흙뻘은 다수의 흔한 종은 물론 희귀종까지 다양한 도요•물떼새에게 절대적인 중간기착지가 되어 준다. 나는 이곳에서 비교적 풍부한 노랑부리백로, 화려하고도 예민한 멸종위기종 검은머리백로, 독특한 적호갈매기를 보았다. 이 지역은 민물도요무리가 즐겨 찾는 곳이기도 하며 가을철 온갖 도요 무리가 이들을 더욱 빛나게 해주는데: 꺅도요, 깝작도요, 뒷부리도요와 알락도요; 청다리도요; 붉은발도요와 학도요; 흑꼬리도요; 노랑발도요; 개꿩, 검은가슴물떼새, 왕눈물떼새와 꼬마물떼새; 좀도요; 마도요와 알락꼬리마도요 등이다.

흥미로운 것은, 나는 밀물 때에 담수지로 순간적으로 넘나드는 많은 물새떼들을 목격했다.
갯벌이 뒤덮여 있을 때, 새들이 쉬어 갈만한 공간은 거의 없다-논이나 개방 경지 외엔- 요컨대, 나는 단지 겨울 기러기 몇 마리만 보았을 뿐이다. 흔한 종들 중에서, 민물가마우지, 청다리도요 그리고 괭이갈매기 무리가 갯벌 위로 점을 찍듯 내려앉는 장관은 나에게 위안이 되어줄 것이다.


갯벌을 덮는 방조제공사는 격렬한 양상으로 가속화되고…

이 갯벌의 비극은 사실상 한국의 연안갯벌 전역에 예정된 재난예보가 아니겠는가?

글: 2003년 팀 에들스턴
번역: 전현애 (새와 생명의 터 평생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