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페이지 기사 2014년 2월
진정으로 바뀐 것은 무엇인가?
2014년 2월, 새와생명의터

새와생명의터를 창립한 지 십 년에 접어든 지금까지, 우리나라 대한민국은 수 차례에 걸쳐 세간의 이목을 끄는 조류와 서식지 보전 관련 국제 회의를 개최해왔다. 2008년에 “습지의 현명한 이용” 람사르협약 당사국 총회 및 2012년 IUCN의 세계자연보전총회가 그것이다. 올해 후반기에는 2014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를 국내에서 개최한다.
강원도에서 개최될 예정인 총회에서는 국내 및 국제적인 지도자들과 더불어 생물다양성 관련 기존 정책의 성공적 사례를 검토함과 아울러 보전협약 의무와 맥락을 같이 하는 정책의 보완을 제시하는 훌륭한 기회가 될 것이다. 지난 수 십 년 동안에도 높아지는 환경의식에 따라, 에코센터가 몇 군데에 세워졌으며 무수한 “생태공원” 건설 공사도 보아왔고, 뉴 그린 정책과 더 나아가서는 지속가능한발전을 위해 우리나라가 기여할 것임을 공포하는 다양한 성명서를 들은 바 있다. 해가 갈수록 예전에 비해 (현재는 조류개체군 감소 요인이라고 볼 수 없는) 불법포획이 다소 감소하였으며 전국적인 삼림 조성은 바람직하게 지속되었고 또한 탐조 인구 수도 꽤 증가하고 있다.

겉보기엔 지난 십 년간 조류와 생물다양성에 있어서 엄청난 진전이 있는 듯하다. 이러한 것은 많은 사람들과 기구, 정부와 민간단체의 집결된 노력이 있어야만 가능한 것이다.
그렇다면 좋아지려는 변화의 깊이는 진정으로 어느 정도일까?

조류 감소

국내에서 공식적인 보전 자세는 크게 향상되고 있지만 많은 조류 종은 여전히 감소하고 있다. 생물다양성총회 시기에 맞추어 발표할 계획인 새와생명의터 특별보고서에서는 이러한 조류 감소의 분석과 이해를 핵심적으로 다룰 것이다. 조류 감소 자체를 우려해야 할 이유가 있다. 조류는 자연 환경의 건강성과 생산성의 퇴화함을 시사하는 것이며 또한 현재의 발전 모델이 지닌 지속 불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 단체의 조사•연구는 몇 종의 감소가 장기간에 걸쳐 점차적으로 진행되었음을 알려주는데, 서식지 형질 저하와 소실, 오염, 기후변화 그리고 국내 안팎의 개발 압력 등이 복합적인 원인일 수 있다. 하지만 다른 몇 종의 경우는 지난 십 년간 특히 극적인 감소가 일어났고 가속화되었다. 생태재앙인 4대강 사업 (2009-2012)이나 갯벌매립과 같이 그칠 줄 모르는 공사 붐으로 인하여 현재에도 대규모의 서식지 소실이 진행되고 있으며, 이것이 바로 조류 감소라는 결과를 빚어낸 큰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2004년과 2012년 사이에 경작 가능한 농경지 감소는 44,000헥타르 (무역경제 2014)까지 떨어졌다. 농경지라는 것은 지역 농민들뿐만 아니라 새들도 서식하는 땅인데 이제는 뉴 타운과 신도시, 도로와 신 공항 조성으로 더욱 축소되고 있다. 농산물 생산성과 도시 팽창률을 비슷하게 유지하려면 약 5년마다 새만금 크기의 ‘새로운 토지’가 필요한 것이다. 엄청난 환경적 영향, 사회적 충격, 빈 건물 증가율 등을 고려하지 않더라도, 이러한 개발 모델이 앞으로 오랜 시간 동안 계속될 수는 없다. 우리나라는 이미 식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미래에는 식량 자급을 보장받기가 위태롭다 (Park 외. 2011). 게다가 우리는 기존 갯벌의75%가 넘는 면적을 매립으로 잃었으며 이로 인해 국내 수산 시장도 감소 하고 있다. 2010년 기준, 국내에는 겨우 110,000헥타르의 갯벌 만이 남아있는 실정이다 (새와생명의터 2010).

최근까지도 우리는 수 백만 킬로미터에 달하는 하천이 깊게 파헤쳐지고 하천 주변의 서식지가 불도저로 잘려나가고 생명력 없는 생태공원으로 바뀌는 걸 목격하였다. 이런 곳에서 월동하는 겨울새들의 수가 잇따라 급감하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었다. 4대강 사업이 시작 이후로, 이런 형태의 서식지에서 생존하는 기러기류, 오리류와 고니류의 개체수는 2009년의 1,675,000개체에서 2013년에는 815,790개체로 절반이 되었다 (환경부 2009, 2013).

지난 십 년간에도 대한민국 정부는 더 이상의 대규모 매립을 승인하지 않겠노라 공식적으로 약속하였다 (람사르 결의안 X.22). 그와 상관없이 지난 십 년 동안 새만금이 방조제로 막혔고 (2006); 대부분의 남양만이 소실 (같은 2006년)되었으며, 인천 송도의 많은 갯벌과 아산만 갯벌 대부분이 사라지는 것을 보았다. 지금 2014년까지도 송도 갯벌지에서 여전히 추가적인 매립이 진행되고 있다. 우리단체가 참으로 많은 해 동안 보전을 위해 애써왔던 목포 남항과 같이 훨씬 작은 규모의 갯벌도 예외는 아니었다.

놀랄 것 없이, 국내 매립지의 상당 지역은 국제적으로 중요한 갯벌이므로 몇 종의 도요•물떼새 종 (이제 멸종위급종인넓적부리도요 Eurynorhynchus pygmeus 에서부터 취약종인 붉은어깨도요 Calidris tenuirostris 와 준위협종인 흑꼬리도 Limosa limosa)은 2004년 이후에 엄청난 감소를 보였다. 이러한 도요•물떼새 종의 대폭 감소는 결국 갯벌과 연안 수질의 천연생산성 및 생물다양성의 쇠퇴와 맞물려 있음을 지목하는 것이다.

2012년에 IUCN (세계자연보전연맹)의 위임을 받은 전문보고서에서 언급했듯이, 여기 황해권역에서 “수산업과 생태서비스는 붕괴하고 있고 생태적 재앙은 증가하고 있는데, 이것은 인간의 생계와 직접 연루되는 것이다. 매년 5%~9%에 달하는 물새종 감소율 (멸종위급종인 넓적부리도요는 연 26% 감소)을 보면, 지구상 어떤 생태계 중에서도 가장 높다” (Mackinnon et al. 2012).

지속가능한 발전

지속가능한 발전은 국제연합의 밀레니엄발전목표에서 출발한 것이며 주축이 되는 세 가지는 환경, 사회, 경제이다. 조류종과 수산업의 감소에 이어, 대규모 매립을 시행한 곳이라면 국내 외를 막론하고 해당 지역의 어민사회와 전통 문화에 미치는 막대한 영향에 대한 증거는 충분하다. 경제적 기대감을 충족시키기에도 실패하였음을 입증하는 예도 지난 십 년 간 더욱 많아지고 있다. 새만금, 평택, 인천 송도처럼 대규모 매립지에 건설된 많은 경제자유지역은 해외직접투자를 끌어들이지 못했다. 그리고 2012년에는 코리아 헤럴드에서 “국내 최고 자유경제지역을 표방하는 인천…극심한 재정난에 처함; 무분별한 사업에서 파생된 재정난이 대규모 공사와 국제 행사의 진행을 막음; [중략] 지금까지 인천광역시는 채무의 수렁에 빠져 그 금액은 한화 2조 7천억원 (약 US$ 2십 7억에 해당)에 육박함 (Chun 2012).” 이라고 보도하였다.

국제적으로 중요한 습지의 매립은 생물다양성 감소와 지역문화 쇠퇴를 가져왔으며 지역어민의 생계수단을 박탈하고 국가 경제에도 혜택을 주지 않았다. 그런데도 어찌하여 이런 매립이 “지속가능한발전”으로 간주될 수 있을까? 그리고 대규모 매립을 더 이상 인정하지 않겠다는 국가의 공약 후에도 이를 계속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람사르보호지역

지난 십 년간, 국내에서 람사르보호지역 (이후 람사르지역으로 칭함) 지정이 증가하는 바람직한 진전이 있었다. 국내법으로 보호되는 연안지역은 5%에도 미치지 못하지만 (MacKinnon et al. 2012), 2004년에 2 곳뿐이었던 국내 람사르지역은 2014년까지 18곳으로 늘어났으며 이 중에 몇 곳은 연안이다. 람사르지역으로 지정된 곳의 면적은 그 동안 960헥타르에서 17,704헥타르로 늘었다. 람사르지역 지정에 갈채를 보내지만, 아직까지도 대한민국의 지정 면적은 136위 밖에 되지 않으며 전 세계 경제강국 15개국 중에서 최하위이다. 게다가 우포늪이나 순천만 등의 람사르지역 지정 습지는 최근 수 년간 형질이 저하되고 있으며 민감한 조류 몇 종이 감소하는 결과를 낳았다. 그리고 보호지역 지정 후에 생태적 특성을 성공적으로 유지해왔던 람사르지역 몇 군데도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다.

금강하구의 경우를 예로 들자면, 새만금이 방조제로 막힌 후 현재로서는 국내에서 가장 중요한 도요•물떼새 서식지이다. 금강하구는 매립 목표지였으나 2007년에 그 계획을 철회하였으며, 대신 2009년에는 하구 북쪽의 서천 갯벌이 람사르보호구역으로 지정되었다. 우리는 2006년부터 2008년까지 3년간 호주 뉴질랜드 도요•물떼새 연구단과 공동으로 시행한 ‘새만금 도요•물떼새 모니터링 프로그램’이 해당 지역의 국제적 중요성을 증명하고 그 곳의 보전에 미치는 영향을 끼친 결정적인 요인이 되었다고 믿는다. 금강하구의 갯벌들은 이제 국내에서도 유명한데 지방 정부의 노력이 크게 작용하였다. 서천군은 새로이 국립생태연구원(가칭)으로 사용할 장소를 물색하였고2013년 말에 공식적으로 개원할 것이다. 그럼에도 2013년 말 발행된 지도 상의 금강하구에는 상당한 면적이 매립 예정지로 표시되어 있음을 볼 수 있다.

가금류독감

역시 지난 10년 간, 가금류에서 발병한 수많은 질병이 있었으며 2014년 1월에 새로이 알려진 “H5N8”도 여기에 속한다. 2005년과 2006년을 되돌아보면, 새와생명의터는 고 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확산의 책임을 야생 철새에게 돌리는 미디어의 부정확한 보도와 무책임한 주장에 맞서기 위해 노력하였고 옳음을 증명하였다.

우리의 이해를 높이고자 학술문헌을 찾아보고, 독자적인 전문가들로부터 배우고, 전라북도의 가금류농장을 중심으로 발발한 AI조사를 위해 세계식량농업기구 (FAO)에서 조직한 긴급사찰단에도 관여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러한 연구로부터 도출된 증거는 예전과 다름없이 지금도 명백하다. AI의 고 병원성 균주는 거의 대부분의 경우 가금류가 갇힌 사육조건에서 발생한다. 즉 질병 확산의 가장 큰 책임은 야생조류가 아닌 가금류의 이동이며 사육 관계자들이다. 지난 몇 년간 우리는 이러한 정보를 공개적으로 나누었으며 “조류 독감”이라는 어휘가 과도하게 사용되는 것을 막고, 대신에 보다 적절한 어휘인 “가금류 독감”을 사용할 것 등을 독려하는 등 (지금까지 잘되지 않았다)의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AI는 가금류와 가금류 산업에 나타난 다른 무엇보다도 충격적인 최초의 질병이다.

가금류독감의 일반적인 원인과 확산 및 최선의 대응 방법에 대한 국제 전문가들의 합의점에도 불구하고, 지난 십 년 간 이런 점들을 국내에서는 거의 인지하지 못하는 것 같다. 올해 2014년1월에 HPAI H5N8 첫 발발이 신고된 곳은 가금류농장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즉각적으로 야생 조류를, 특히 가창오리 Anas Formosa를 탓하였다. 지금껏 그런 기회가 거의 없었던 것 같으므로, 이번 기회에 공개적으로 비과학적인 발표에 대해서는 힐책하거나 또는 질병확산 방역 방법에 대해 의문을 제기해보고자 한다.

야생조류가 질병의 근원이고 확산의 원인이라면 2006년과 마찬가지로 우리는 다시 물어야겠다:

  1. 분명히 바이오-안전구역이라는 가금류농장 안에서 어떻게 감염 가금류를 사육할 수 있었을까?
  2. 바이오-안전구역인 농장에서 사육된다면 어떻게 한 농장에서 다른 농장으로 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었을까?
  3. 왜 더 일찍 발발하지 않았는가? 가창오리와 다른 물새들이 월동을 위해 우리나라에 도착하기 시작한 때는 9월부터였다.
  4. 가금류독감 균은 왜 몇 지역에만 국한되어 있을까? 철새는 전국을 다니며 한국을 지나 일본과 중국까지 날아 다닌다. 유사한 상황이 왜 일본이나 중국에서 발발하지 않는 걸까?

무엇보다도, 우리는 이제라도 살아있는 채로 국내로 들여오는 축산물/ 가금류의 수입 규모와 그것이 안고 있는 잠재적인 책임에 대한 정부의 공식적인 발표를 들어야겠다 (2015년에 US$ 5백만 에서 2012년에 US$2천만의 가치로 늘어난 수입 규모: UN 상품무역통계 데이터베이스, 2014년 발표). 그리고 소독제를 야생 조류와 습지에 바로 살포하는 것으로 어떻게 방역이 되는지에 대한 설명을 지금까지 들은 바가 없다. 야생조류가 질병확산의 주범이라면, 왜 사람들은 소독제 살포와 기타 안전조치를 뚫고 새들이 선호하는 습지를 두고 딴 곳까지 옮겨가도록 하는 것인가?

그렇기에 우리 회원들은 2014년 1월 28일에 발표된 전문가 성명서를 많은 분이 읽고 공유하기를 독려하는 바이다. 세계식량농업기구(FAO)와 국제연합환경계획(UNEP), 이동성 종의 보전에 관한 협약 및 세계식량농업기구(FAO)와 함께하는 AI및 야생조류 학술대책위원회가 발표한 것이다. 이는 질병 과학이지 근거 없는 믿음이 아니다.

지난 십 년이 변화의 십 년이었음은 명백하다: 좋은 것도 있었고, 나쁜 것도 있었다. 새와생명의터와 같은 단체가 자체적으로 실시하는 조사•연구, 설계, 대중인식증진과 교육 면에서 그 역할의 비중이 높아지는 것 또한 명백하다. 우리 단체는 새가 있음으로 해서 우리나라가 받을 혜택을 위해 활동한다.

단체의 열 번째 생일을 맞이하는 현재 2014년을 너머 꾸준히, 우리는 분노를 너머 과학을 택하고, 두려움과 탐욕을 너머 정직과 관용으로 일해나갈 것이다. 우리가 힘쓰는 것은 최선의 보전실천을 지원하는 것이며 진정한 지속가능한발전으로 향하는 최선의 정책 주도를 위한 것이다. 이를 위해 열과 성을 다할 것이며 함께 땀 흘릴 여러분의 참여를 절실히 기다린다.

참고문헌